GC녹십자(006280) 코로나19 치료제 ‘지코비딕주’(항코비드19사람면역글로불린)가 국내 승인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에 이은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불발됐다. GC녹십자는 사실상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열린 ‘검증자문단 회의’에서 GC녹십자가 제출한 환자 63명 대상 국내 초기 2상(2a상) 자료를 평가한 결과 조건부 허가를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검증자문단은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11개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효과 차이는 전반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고 결론 지었다. 또 임상 시험 대상자 수가 적고 대조군·시험군 환자가 고르게 배정되지 못했으며, 기존 코로나19 치료제를 활용한 표준치료의 효과를 배제할 수 없는 등의 한계도 있다고 봤다. 지코비딕주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 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분획치료제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의 '3중' 전문가 자문절차 중 다음 단계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이 정부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검증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외부 전문가의 ‘3중’ 자문 절차를 밟아야 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식약처의 이번 권고사항이 혈장치료제 한시적 역할의 일몰을 의미한다면, 당사는 품목 허가를 위한 당면 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어 "이 약물이 의료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건 위급상황에서 제약기업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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