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며느리와 막내딸이 비밀경호국 경호원들과 ‘부적절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 등은 11일(현지 시각) 다음 주 중 출간 예정인 캐럴 르닉(Carol Leonnig)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실패 제로, 비밀경호국의 흥망성쇠』(Zero Fail : The Rise and Fall of the Secret Service)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르닉 기자는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전처 바네사 트럼프가 ‘가족에게 배정된 경호원 한 명과 데이트를 시작했다’고 썼다. 다만 해당 경호원은 바네사와 데이트 당시 ‘공식 경호원’이 아니었기에 징계를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모델 출신인 바네사 트럼프는 지난 2018년 트럼프 주니어와 결혼생활 13년 만에 이혼했다.
르닉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번째 부인(말라 메이플스)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 티파니 트럼프 역시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비밀경호국 경호원과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폭로했다. 비밀경호국 간부들 사이에선 ‘티파니가 키 크고 잘생긴 요원에게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한다. 티파니와 해당 경호원은 둘 다 밀회 사실을 부인했으나, 결국 티파니에겐 다른 경호원이 배정됐다.
가디언은 경호원들이 자신이 보호하는 사람들과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짚었다. 이는 사적인 감정이 임무 중 경호원의 판단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르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자신의 며느리와 딸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는가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키가 작거나 살이 찐 경호원들을 지속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 뚱뚱한 사람들이 내 경호 업무에서 빠졌으면 한다”며 “뛰지도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이 나와 내 가족을 어떻게 보호하겠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편 르닉은 비밀경호국의 보안 실패를 다룬 보도, 그리고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 국가안보국(NSA) 기밀자료 폭로사건 취재팀의 일원으로 퓰리처상을 두 번 받았던 기자다. 지난해엔 백악관 출입기자 필립 커러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생활을 탐구한 책 『매우 안정적인 천재』(A very stable genius)를 출판하기도 했다. 책 제목 ‘매우 안정적인 천재’는 자신을 ‘천재’로 칭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꼰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와 중국은 국경을 접하지 않았다'라고 하거나, 진주만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게 무슨 관광이냐?'고 물었던 일화 등이 담겼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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