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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호러가 몰려온다

◆링·컨저링·콰이어트…공포물=여름 공식깨고 때이른 개봉

특정시기보다 고정팬 집중공략

공포 시리즈 속편 줄줄이 선봬

'아미 오브 데드' 등 OTT신작도

영화 ‘링 : 더 라스트 챕터’ 스틸컷.




아직 더위가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극장가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시장에는 벌써부터 신작 공포 영화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 19로 극장 관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포물=여름 개봉’이라는 영화계의 오랜 공식을 따르기 보다는 시기와 상관없이 공포물에 열광하는 고정 팬을 집중 공략하는 게 유효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과 ‘스위트홈’, 영화 ‘살아있다’ ‘기기괴괴 성형수’ 등 예년 같으면 한여름 시즌을 노렸을 좀비 스릴러 및 크리처물이 계절과는 무관하게 큰 인기를 누린 점도 올해 때 이른 공포물 러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2일 영화계에 따르면 먼저 5월 극장 문을 두드리는 신작은 이날 개봉하는 ‘링 : 더 라스트 챕터’다. 공포 영화의 대명사 ‘링’ 시리즈의 완결판 격으로, 이번에도 츠루타 노리오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서서히 조여 오는 공포감과 두려움 속으로 관객을 몰아넣는다. 신작은 시대 흐름도 적절히 반영했다. TV 브라운관에서 귀신 기어 나오던 전편과 달리 이번에는 인터넷이 공포와 저주의 공간 역할을 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현실감있는 공포를 주기 위한 설정이다.

공포 애니메이션 '클라이밍' 스틸컷.


무서운 장면이 없는데도 소름 끼치도록 무섭다는 이유로 R등급을 받았던 컨저링 시리즈도 개봉 준비에 나섰다.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인 ‘컨저링 3 : 악마가 시켰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악마 빙의 재판으로 기록된 ‘아르네 존슨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1981년 미국에서 열아홉 청년 아르네 존슨이 집주인 살인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하지만 그는 여자친구의 11살 짜리 동생에게 붙은 악마가 시켜서 한 일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변호인 역시 존슨의 주장에 동조했다. 또 당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던 부부가 소년에게 엑소시즘을 행한 후 몸 속에 악마가 잔뜩 들어 있다고 결론짓기도 했다. 2018년 ‘소리 내면 죽는다’는 설정으로 관객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속편도 다음 달 24일 개봉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소리를 내면 죽는 극한 상황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작품으로는 애니메이션 ‘클라이밍’이 다음 달 공포 대결에 나선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던 영화 ‘콜’처럼 주인공이 또 다른 나와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와 파격적인 비주얼이 실사 영화와는 또 다른 공포와 재미를 준다. 김혜미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제작한 작품으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 스틸컷.


OTT 넷플릭스도 공포 물결에 가세한다. 17년 전 ‘새벽의 저주’로 좀비 영화의 새 장을 열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신작 ‘아미 오브 더 데드’를 오는 21일 선보인다. 제작 준비 단계에서부터 넷플릭스 측이 스나이더 감독에게 마음껏 만들라고 했던 만큼 영화는 다양한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영화의 배경은 한때 화려했지만 좀비에게 점거된 후 폐허가 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금고에서 거액을 빼내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용병들이 도시로 잠입해 좀비와 생존 격투를 벌인다. 영화의 핵심은 역시 좀비다. 이전 영화 속 좀비들과 비교해 훨씬 진화했다. 인간만 보면 물어 뜯기 위해 무작정 달려드는 게 아니라 지능적으로 움직이고 조직적으로 행동한다. 심지어 우두머리를 따라 전략을 구사하기까지 한다. 부녀 간의 사랑 서사도 더했다. 부녀 역할은 데이브 바티스타와 엘라 퍼넬이 맡았다. 스나이더 감독은 “새벽의 저주를 마무리한 직후부터 구상했던 작품”이라며 “이번 영화를 ‘새벽의 저주’와 비교해보면 물론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직접 촬영 감독까지 맡았다. 원작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직접 시나리오를 쓰면서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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