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이스라엘 서안 지역에서 이스라엘 청년 세 명이 납치돼 사망하고 10여 일 후에는 아랍계 청소년 한 명이 보복 살해됐다. 결국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50일 남짓 동안 벌어진 전쟁에서 하마스가 쏜 수천 발의 로켓포 가운데 735발을 요격해 중요 자산의 90%를 방어해냈다. 이는 단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 ‘아이언 돔(Iron Dome)’의 효력이 국제적으로 입증되는 계기가 됐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하마스와 남부 레바논의 테러 단체 헤즈볼라의 끊임없는 로켓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 아이언 돔 개발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군이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에 착안해 개발 계획을 짰고 방산 업체 라파엘사와 항공우주산업이 2009년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2011년부터 실전 배치돼 10개가량의 포대가 운영되고 있다. 아이언 돔은 주야간 전천후로 4~350㎞ 거리의 미사일을 레이더 등으로 탐지해 4~70㎞ 지점에서 미사일로 요격한다. 분당 1,200개의 목표물을 처리하는데 15~25초에 탐지해 격추한다. 이스라엘은 여러 갈래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고 있다. 10㎞ 이하의 저고도는 아이언 돔이, 15㎞까지의 중고도는 다비드 슬링이, 50㎞의 고고도는 애로(Arrow) 2·3 등이 맡는다.
이스라엘 군이 11일 하마스가 자국을 향해 쏜 로켓포를 족족 요격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라파엘사는 아이언 돔의 요격 성공률이 90%를 넘는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가 어떻게 지켜지는지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우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일 때 공격하는 킬체인, 쏘았을 때 막는 다층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쏜 후 대응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3축 방어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변칙 궤도의 미사일을 막기는 쉽지 않다. 변칙 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는 상승 단계 요격과 KAMD로 막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한 킬체인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우리도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뛰어넘을 정도로 요격 성공률을 높여 북한이나 주변국들이 넘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오현환 논설위원 hh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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