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7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5)가 아내인 멀린다 게이츠(56)와의 결혼 생활을 ‘사랑 없는(loveless)’ 관계로 주변인들에게 묘사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뉴욕포스트는 12일(현지 시각) 빌 게이츠가 이혼 소식을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함께 골프를 치는 친구들에겐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뉴욕포스트에 “빌은 골프장에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속 얘기를 했다”며 “애정 없는 (loveless) 결혼이었고, 끝난 지 상당 시간 됐으며, 별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유명한 골프 매니아로, 멀린다와의 결혼식도 지난 1994년 하와의 매네레 베이 호텔 골프장에서 열었다. 이혼 발표 후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곳도 골프장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그가 이혼 발표 후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고급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게이츠 부부는 지난 3일 트위터에 게재한 공동 성명을 통해 이혼 소식을 전했다. 다만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에 두 사람의 결별 원인을 두고 폭로성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빌 게이츠의 전 연인이었던 앤 윈블래드와의 관계도 재조명됐다. 한 언론은 빌이 멀린다와 사귀기 전 소프트웨어 기업가이자 벤처투자자인 앤 윈블래드와 교제했고, 결혼 후에도 강한 유대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빌과 윈블래드는 지난 1987년 헤어졌고, 이후 빌은 MS에 입사한 멀린다와 교제를 시작했으나 윈블래드와는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빌은 과거 타임 인터뷰에서 멀린다와 결혼하기 전 윈블래드에게 미리 허락을 구했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빌이 결혼 후에도 매년 봄에 한 번씩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윈블래드의 해안가 집에서 주말을 함께 보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편, 멀린다 게이츠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여서 이혼 결심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멀린다가 바티칸으로부터 혼인 무효 선언을 받고 싶어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이츠 부부의 이혼 사유로 빌과 제프리 엡스타인의 교류를 꼽았다. 엡스타인은 미국의 금융가이자 미성년자 성매매 등을 일삼은 아동 성범죄자다. WSJ에 따르면 멀린다는 남편 빌이 엡스타인과 어울린 사실이 지난 2019년 언론 보도로 공개되자 크게 화를 냈고, 이후 이혼 변호사들과 상담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은 지난 2011년 엡스타인을 처음 만난 이후 여러 차례 엡스타인의 맨해튼 저택에서 함께 어울렸으며, 밤늦게까지 있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빌이 지난 2013년 엡스타인 소유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로 날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엡스타인의 전용기는 어린 소녀들을 실어나르며 성착취와 성매매를 알선하는데 쓰여 ‘롤리타 익스프레스’(Lolita Express)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빌 게이츠의 대변인인 브리짓 아널드는 게이츠와 엡스타인은 자선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널드는 2019년에 “빌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모든 만남을 후회하고 있으며, 그렇게 한 것은 판단 실수라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지난 2019년 7월 소아 성매매 등의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해 8월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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