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두 여성 의원이 전날 저녁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성으로 싸운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1967년생인 문 의원과 1992년생인 류 의원은 25년의 연배 차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거친 말을 주고 받았다.
국회와 각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의 고성 말싸움은 전날 저녁 김부겸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발생했다. 이 자리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외교행낭을 이용한 부인의 밀수행위는 명백한 범죄”라고 발언했다.
이에 민주당 의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사건은 본회의가 끝난 뒤 문 의원은 외교관 출신인 같은 당 홍기원 의원과 함께 배 원내대표 의석으로 다가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문 의원이 “당신”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류 의원이 “당신?”이라고 소리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문 의원은 류 의원을 향해 “야”, “어디서 지금 감히 목소리를 높여”라고 질타했다. 이 말을 들은 류 의원은 “우리 당이 만만한가. 저기(국민의힘)다가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여기 와서 뭐 하시는 건가”라고 손가락질을 섞어가며 고성을 내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생인 문 의원은 54세, 류 의원은 1992년생 29세다. 25살 차이가 난다. 설전이 이어지자 민주당 동료 의원들이 문 의원을 데리고 퇴장하며 상황이 가까스로 정리됐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어제 우리 당 배진교 원내대표의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 직후 자리에 찾아와 개인적으로 항의한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 유감을 표명한다”며 문 의원과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의원님, 동료 의원을 ‘야’라고 부르면 안 된다. 동료 의원에게 ‘감히 어디서’라고 말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상식 밖의 언사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이미 정의당 최고직을 지낸 의원님과 상임위원장에서 만나 대신 사과를 받았다”며 “사과 후에도 정당 논평을 통해 다른 주장을 한 점은 이중적 태도”라고 비난했다. 다만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자중하고, 신중한 의정활동에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문 의원은 ‘당신’이 다른 사람을 지칭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 원내대표한테 말한다고 들었다”며 “또 ‘어디서 감히’라고 하는 것은 어이가 없었다”며 “우리 당 원내대표에게 찾아와 항의한 데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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