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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론] 경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조장옥 전 한국경제학회장

文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서

국민 신음 무시한채 자화자찬만

체감경기와 동떨어진 인식 아쉬워

조장옥 전 서강대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률은 4.0%고 고용률은 60.4%다. 실업률은 1월 5.7%로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아직 가시기 전인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다음 하락하고 있다. 고용률은 57.4%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라앉기 전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낸 다음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취업자 수 전망에 따르면 2020년 22만 명 감소한 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부진 때문에 올해 19만 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는 2022년에는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3만 명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추세의 변화를 반영해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올해 3.8%, 내년 3.0%로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이 이와 같은 것은 주지하다시피 코로나19 때문이다. 인간 역사의 방향을 때때로 크게 바꾸는 것 가운데 역병과 전쟁이 있다. 페스트의 유행 때문에 중세 유럽 인구 가운데 많게는 40% 가까이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홍역·천연두와 같은 유럽 대륙의 전염병을 옮겨온 정복자들 때문에 신대륙 인구의 90%가 괴멸된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이제 많은 질병이 인간의 통제 아래 있지만 인간이 아직 알지 못하는 질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능력 너머에서 엄습하는 역병 때문인데 지금 우리와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누구 탓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경제 운용을 보면 정부가 생각하는 경제가 어떤 것인지 의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인식은 때때로 경악스럽다. 지난주는 문 대통령이 직을 수행하기 시작한 지 만 4년이 되는 주간이었다. 대통령으로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집권 4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보인 낙관과 자화자찬은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도대체 누가 제공하는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 정치적인 소용돌이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3.6%, 고용률은 61.5%였다. 그와 같은 실적은 2017년 내내 지속됐다. 그리고 2018년이 되면서 실업률은 4%를 넘나들기 시작한다. 그 사이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전대미문의 경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고 부동산 정책은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비정규직, 청년 실업, 소득분배 등 정부가 개선하고자 한 지표는 모조리 악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정부·집권당은 아직도 기세 등등이다. 외교나 안보에 관해서는 묻고 싶지도 않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에너지 정책을 거꾸로 세우는 나라 아닌가. 이제는 이 모든 실패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KDI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1.7%로 예측했다. 이유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의 급등이란다.

지금 이 나라에는 공복(公僕)이 없다. 대통령, 정부 관료, 집권당 등 상전만 존재하고 국민은 그저 따르기만 해야 하는 무슨 무지렁이 취급이다. 모든 것을 대통령의 이념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고 있다. 경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국민을 업신여기는 나라가 잘되는 법이 없다. 존경과 칭찬받지 못하는 사람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노예경제의 생산성이 얼마나 낮았는지까지 거론해야 하나. 대통령이 공복이 되는 날, 대한민국 경제는 비로소 다시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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