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 기술 수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급성장하면서 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도 고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K바이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연구 개발을 더욱 확장한 것도 이런 고성장에 힘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에만 기술 수출이 4조원을 넘긴 만큼 전망도 밝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디엠코리아·노터스·바이오톡스텍 등 CRO 업체들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RO는 의약품 개발에서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핵심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수탁 받아 진행하는 전문 기관이다. 제약·바이오 기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신약개발 동반자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외국계 CRO가 국내시장을 선점해왔으나 국내 CRO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 지난 2017년 처음으로 40%대를 넘어섰다.
실제 대표 토종 CRO 업체인 에이디엠코리아는 2019년 91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131억원으로 연평균 2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19년 약 8억원에서 2020년 약 35억원으로 무려 445% 증가했다. 또 다른 업체인 노터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87억5,304만원으로 전년(61억)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414억 원에서 591억5,828만원으로 28.5% 늘어났다. 바이오톡스텍도 작년 매출액은 264억2,862만원으로 전년(212억 원) 대비 약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억3,746만원으로 전년 (-1억 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을 갖춘 토종 CRO들이 등장하면서 해외 대형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시험도 수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SK Global PS는 2019년 폴란드 바르샤바 지역에 약물감시 유럽 지사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데이터관리 대만 지사를 설립했다. 그 결과 LSK Gloabl PS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영작 LSK Global PS 대표는 “LSK Global PS와 같은 토종 CRO 중에도 다국적 CRO 못지 않게 고품질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인프라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CRO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바이오에 힘을 싣는 CRO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제약산업 관련법 개정, 통계청 분류를 통한 정책근거 확보, 제약회사의 국내 CRO 사용시 인센티브 강화, CRO 자체 인증제도 강화,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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