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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 가리고 아웅' 대출 규제 완화

권혁준 건설부동산부 기자





“결국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이 아닌 외곽에 집을 사라는 말 아닌가요.”

여당을 중심으로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90%까지 완화해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청년층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히려 ‘생색내기용’이라는 반발까지도 일어나는 모습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LTV를 풀어준다 한들 그들이 원하는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규제 지역의 6억 원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차주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강화했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봉의 40%를 넘으면 추가 대출을 안 해준다는 얘기다. 결국 LTV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대출은 받을 수 없게 된다. 결국 LTV 규제를 하나 안 하나 집을 사기 위해서는 시세가 저렴한 수도권 외곽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2030이 ‘패닉 바잉’에 나서는 이유는 단지 ‘집’을 사기 위해서가 아님을 당정은 인식해야 한다. 2030뿐 아니라 40대, 50대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들 모두 지하철역이 가까운 집, 아이를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집, 투자 가치가 있는 집을 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들은 이런 집을 매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보다 월등히 큰 만큼 대출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총대출 금액이 늘어나지 않는 규제 완화는 결국 ‘눈 가리고 아웅’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결과로 당정은 시민들의 ‘부동산 분노’를 읽었다. 이에 각종 대안을 내놓으며 민심을 다시 끌어오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LTV 완화 논의와 같은 ‘눈 가리고 아웅’식 정책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분노만 자극할 따름이다.

4년여 동안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제도는 이미 누더기가 됐다. 어설프게 내놓은 ‘땜질식’ 처방이 아닌 부동산 시장과 실수요자들의 요구를 읽는 대출 정책이 필요한 때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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