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의 부인할 수 없는 영향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흑인·히스패닉들의 건강이 더 악화됐습니다. 졸업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가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미국 백악관 의학고문인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피부색에 따른 사회경제적 격차가 건강의 불평등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1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애틀랜타주의 에모리대 졸업식 연설에서 졸업생들에게 인종차별 등 사회적 폐단을 없애는 데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워싱턴DC에서 웹캠을 통해 화상으로 연설한 그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실패를 드러나게 했다”면서 “인종차별의 영향이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의 건강에 해악을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많은 소수 인종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높은 필수 직군에 종사한다면서 “이들은 고혈압, 당뇨, 비만, 만성 폐 질환 같은 기저 질환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시 감염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기저 질환 중 인종적 결정 요인이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대부분은 적절한 식단, 의료 서비스 이용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색인종 상당수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관련된 부인할 수 없는 영향으로 건강·의료 등에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가 정상화되면 감염병(코로나19)이 유색인종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특히 더 높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적 분열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나쁜 영향을 준다”면서 “바이러스가 우리의 적이 된 시점부터 우리는 서로 불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졸업생들에게는 “사회적 폐단을 수정하는 데는 수십 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런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에모리대 총장 메달을 받았다. 이 메달의 역대 수훈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등이 있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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