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삶의 질’이 20계단이나 추락했다는 지표가 나왔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삶의 질(quality of life) 지수는 평가 대상 83개국 중 42위에 그쳤다. 현 정부 임기 첫해인 2017년 22위에 비해 20계단이나 곤두박질친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한국의 15%, 43%인 남아프리카공화국(39위), 루마니아(40위)에도 뒤졌다. 2013년 23위에서 2017년 22위로 1계단 상승한 박근혜 정부의 성적표와 대조적이다.
삶의 질 지표가 이처럼 나빠진 것은 주택 가격 폭등과 생활비 부담 증가 때문이라는 게 넘베오의 분석이다. 올해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이 23.63배로 109개국 중 12번째로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지표는 집값을 연 소득으로 나눠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을 나타낸다. 2017년 42위(12.38배)에서 30계단이나 악화됐다는 얘기다. 뉴욕시 물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생활비 지수도 같은 기간 19위에서 14위로 5계단이나 올라 생활비 부담은 되레 커졌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을 폭등시키고 전월세 대란을 낳았다. 지난 4년 동안 서울 지역 30평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78%나 올랐다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밝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해 7월 전월세상한제 도입 이후 평균 1억 원 이상 뛰었다. 25차례에 걸친 대책으로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것은 부동산 거래를 투기로 보고 세금 폭탄과 규제에 기대는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강행해 자영업자를 몰락시키고 일자리 쇼크까지 초래했다. 이념에 얽매여 오기와 독선으로 일관하다 실패한 정책이 하나둘이 아니다. 여권이 4·7 재보선 이후에도 계속 정책 전환을 거부한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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