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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비전향 장기수 부부에게 배상청구권 인정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는 무죄 확정 이후부터"

대법원 전경./서울경제DB




비전향 장기수인 장의균씨 부부가 불법 구금 등 국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장씨의 부인 윤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청구권이 없다고 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 1987년 7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측과 접촉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 없이 국가안전기획부로 연행돼 수일간 조사를 받았다. 윤씨도 강제 연행돼 구금 조사를 받았고 강압 조사를 이기지 못하고 남편 혐의를 인정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 이후 이들은 2014년 재심을 청구해 2017년 무죄판결을 확정 받고, 이듬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1심은 “재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손해배상 청구권 행사를 기대할 수 없는 사유가 있었다"며 장 씨에게 8억 원, 윤 씨에게 2억 원 등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윤씨 등에 대해 “불법구금 해제 이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며 “시효 완성 전에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일부 청구를 기각했다. 윤씨 등의 민법상 손해배상 소멸시효를 불법 구금이 끝난 1987년 7월부터 3년까지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국가의 불법 행위와 관련해 장씨 뿐만 아니라 윤씨의 소멸시효도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판단했다. 재판부는 “윤씨는 장 씨의 재심 판결 이후에야 불법 행위의 요건 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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