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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진보진영 보건의료·복지 전문가의 기본소득 비판

■ 기본소득 비판

이상이 지음, 밈 펴냄


내년 대선전에서 논쟁을 예고하고 있는 정책 의제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다. 처음 이론이 나온 건 220년 전이지만 최근 들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재임 중 청년수당 등 비슷한 정책을 시행한데 이어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이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전 국민에게 송금하고, 받은 돈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는 기본소득의 기본 얼개 자체가 매우 논쟁적이다. 보수세력은 이른바 ‘현금복지’의 포퓰리즘으로, 진보진영은 기본소득 정책에 국가재정이 쓰이면서 복지정책이 전반적으로 퇴행할 우려로 비판적이다.

진보진영의 보건의료·복지 전문가인 이상이 제주대 교수의 신간 ‘기본소득 비판’은 기본소득 정책의 개념과 논리, 현실 세계에서 정치적으로 제도화하려는 논리를 소개하는 동시에 문제점을 비판한다. 책은 먼저 보편성·무조건성·정기성·개별성·현금성·충분성 등 기본소득을 구성하는 6가지 요건을 비롯한 개념적 발전 과정과 각종 논쟁을 소개한다. 저자가 이 중 가장 중시한 원칙은 국가가 구성원 모두에게 동일 금액을 조건 없이 제공하는 ‘무조건성’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논의된 아동·노인·청년·재난기본소득 등은 아류 혹은 가짜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설명을 바탕으로 책은 기본소득이 대안이 아닌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집중한다. 저자는 보편적·무조건적 기본소득으로 소득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연간 500조원이 필요한 반면 그 효과와 효율성, 지속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또한 소득재분배, 양극화의 개선 효과는 미미하고 소비 진작 효과는 낮으며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효과는 아예 없다고 말한다. 반면 경기과열과 물가 상승은 부추길 개연성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주장하는 대안은 ‘보편적 복지국가’ 노선이다. 보육·교육·고용·의료·요양·주거 등의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생애주기에 따라 모두에게 제대로 배분하는 게 복지·일자리·경제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그는 말한다. 1만7,0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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