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릴오일' 제품이 주목받고 있지만 일부 제품은 크릴오일 외에 다른 유지가 혼합된 것으로 확인됐다. 크릴 오일은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갑각류의 일종 '크릴'에서 추출한 기름이다.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시중에 유통 중인 크릴오일 100% 표시 제품 26개에 대해 품질·안전성·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에 크릴오일 이외에 다른 유지가 혼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초생활건강의 녹십초 크릴오일, 스마트인핸서의 미프 크릴오일 맥스, 주식회사 순수식품의 크릴오일 1000, JW중외제약의 프리미엄 리얼메디 크릴오일 58 제품 등이다.
크릴오일에서는 식물성유지에 높은 함량으로 존재하는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0~3% 수준으로 검출돼야 한다. 하지만 이들 제품에서는 리놀레산이 27% 이상으로 높게 검출됐다. 이 제품들에 사용된 크릴오일 원료는 해외 동일 제조사의 원료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단 이번 조사는 특정 기간에 생산된 제품에 한한 것이기 때문에 동일 제품이더라도 다른 기간에 다른 원료를 사용했다면 유지 혼합 여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유지를 혼합한 것으로 드러난 4개 제품을 교환·환불하도록 판매업체에 권고 조치했다. 식약처에서는 제조업체와 판매업체에가 거짓·과장 표시·광고를 했다고 보고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원료를 수입한 수입업체에도 원료 허위신고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한편 소비자원이 지난해 20개 크릴오일 제품의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함량을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의 오메가3 함량이 건강기능식품의 일일섭취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도 드러난 바 있다. 이들 제품의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평균 함량은 224mg(1캡슐 기준)이었다.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의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일일섭취량은 500~2,000mg을 만족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까지 크릴오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일반식품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제품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광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에는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식약처는 크릴오일 관련 시험법과 기준·규격을 개선할 계획이다. 시중에 다양한 크릴오일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원료 성분과 함량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없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oungki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