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규 암호화폐 상장과 거래금지를 넘어 채굴까지 못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커런시(CBDC)에는 가장 적극적이지만 민간에서 발행되고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다.
20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는 지난 18일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네이멍구자치구는 이번 조치가 범국가적인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한 것으로서 관내 가상화폐 광산을 완전히 없애버리겠다고 강조했다. 신고 대상에는 가상화폐 채굴 기업뿐만 아니라 채굴 기업에 땅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포함됐다.
앞서 네이멍구자치구는 올해 4월까지 관내 가상화폐 채굴장을 모두 퇴출시킨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대대적 단속을 벌여 데이터센터 등으로 위장한 가상화폐 채굴장을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 채굴업자들이 컴퓨터 자원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이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정책은 향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65.08%가 중국에서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기후가 서늘하고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는 중국의 대형 채굴장이 몰려 있는 곳이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35.76%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8.07%가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이뤄졌다.
네이멍구자치구의 채굴장 퇴출 조치가 신장위구르자치구, 쓰촨성 등 다른 채굴 핵심 지역으로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중국이 에너지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을 이유로 규제 영역을 전면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시진핑 국가 주석이 유엔총회서 2060년 탄소 중립 실현 목표를 제시하고 한 뒤 중국은 에너지 사용 절감 및 신에너지 기술 육성을 국가 차원의 의제로 격상시켰다.
현재 중국은 민간 주도의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를 금지한 나라 중 한 곳이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 신규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대신 중국은 강력한 중앙의 통제가 이뤄지는 중앙은행 발행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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