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면적이 제주도의 2.3배가 넘는 세계 최대 빙산이 바다로 떨어져나와 커다란 유빙이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20일(현지시간) 남극 웨델해에 있는 론 빙붕에서 세계 최대 빙산이 떨어져나갔다고 밝혔다. 'A76'이라고 명명된 이 빙산은 길이가 170㎞, 너비가 25㎞로 측정됐다. 면적은 제주도(1,847㎢)의 약 2.3배인 4,320㎢다.
빙산 분리(Iceberg calving)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빙붕으로부터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자연 순환의 일부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기후변화 탓으로 보지 않고 대신 지역 내에서 분해되는 자연스러운 빙산 순환의 일부라고 믿고 있다.
빙산의 이름은 남극 사분면 중 어디에서 떨어져나왔는지, 몇 번째로 분리됐는지를 토대로 붙여진다. A76은 남극 A 사분면에서 76번째로 떨어져나온 빙산을 의미한다.
빙산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면 각각에 알파벳이 추가로 부여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산은 A23A로, 면적은 3,880㎢ 정도다. 지난 2017년 라르센 C 빙붕에서 떨어져나온 A68은 분리 당시 면적이 5,800㎢나 됐지만, 현재는 여러 조각으로 나눠진 상태다.
다만 AFP에 따르면 남극의 평균기온은 다른 지역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로 인해 1만년 넘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라르센 빙붕은 1995년, 2002년 붕괴했다. 또 근처에 있는 윌킨스 빙붕도 2008년, 2009년 갈라졌다.
ESA는 이 빙산의 분리가 지난주 영국 남극조사국의 극지방 해양학자 케이스 마킨슨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 국립빙하센터는 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 빙산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떨어져나간 빙산이 녹더라도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떠다니는 빙붕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음료수 잔 속의 얼음이 녹더라도 잔 속 음료가 늘어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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