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11세 소녀가 납치당할 뻔하다가 저항해 도망친 영상이 화제다.
19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아침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11세 소녀가 홀로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풀밭에 앉아 있었다. 그때 흰색 SUV 차량이 길가에 주차하더니 한 남성이 뛰쳐나와 소녀에게 다가갔다. 이 남성은 위험을 알아차리고 도망치는 소녀의 목과 상체를 감싸 안은채 차량 쪽으로 끌고 갔다. 당시 이 남성은 칼을 들고 있었다.
끌려가던 소녀는 남성의 발을 차는 등 격렬하게 저항하다 함께 넘어졌다. 이에 남성은 납치를 포기하고 차량으로 뛰어가 차를 타고 달아났다. 소녀도 반대 방향으로 가방을 챙겨 도망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2주 전에도 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소녀에게 접근해 스페인어로 말을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소녀는 불편함을 느끼고 관련 사실을 엄마와 교사, 교장에게 말했다. 이후 엄마는 2주 동안 버스 정류장에 딸을 데려다줬다.
사건 당일은 엄마가 데려다주는 것을 중단한 첫날이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피해자 주변을 맴돌면서 기회를 노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녀는 몸싸움 과정에서 피부가 긁혔고,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
용의자는 30세의 재레드 폴 스탠가로 사건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스탠가는 미성년자 납치 미수 및 무기 소지·가중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용의자는 과거 아동 성범죄를 포함해 상당한 범죄 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범행에 쓰인 흰색 SUV의 범퍼를 검은색으로 칠해 놓았다. 하지만 사건 당시 소녀가 갖고 놀던 푸른색 지점토(Slime)가 스탕가의 팔에 묻어 있어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이 사건이 매우 다르게 끝났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11세 피해자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매우 끔찍한 결말이 났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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