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자들이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 범죄는 공소 시효가 없다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증거 자료를 영원히 보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 호프먼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어바인) 로스쿨 교수와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 역사학 교수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안부 피해자 인권단체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 (CARE) 등이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위안부 관련 온라인 영문 사료관 구축을 앞두고 위안부 증거 자료에 대한 보존의 중요성과 법적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열렸다.
이날 호프먼 교수는 1990년대 미국 법원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에 대해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을 사례로 들면서 “위안부 문제의 정의 실현에도 공소시효가 없다”며 “홀로코스트 배상 판결처럼 의지와 열망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국제적 차원의 운동이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모멘텀이 강해지는 추세”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어 미국 법원에서 위안부 배상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해온 ‘국가면제’(주권면제)도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가면제란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의 주권 행위를 재판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호프먼 교수는 “과거 일본군이 저지른 잔학 행위를 현재의 기준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법적으로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의 입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인권에 중점을 두는 행정부가 들어서면 다른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보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위안부 영문 사료관을 만드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일본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알리고 가르치려는 목적”이라며 “진실을 영원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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