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분투 중인 가운데 한 고급호텔업체가 백신 접종 직원에 대해 현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페닌슐라 호텔 체인과 피크 트램 등을 운영하는 홍콩상하이호텔(HSH)이 약 1,500명의 직원에게 백신 접종 시 현금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SH는 직원이 백신을 접종하면 2,000 홍콩달러(약 29만원)를 주고, 오는 8월 31일까지 직원의 70%가 접종을 완료하면 추가로 2,000 홍콩달러를 더 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신 접종에 따른 우려가 발생한다면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직원 70% 접종’이라는 목표가 오는 8월까지 달성될 경우 HSH는 총 600만 홍콩달러(약 8억 7,000만원)를 직원 특별 경비로 지출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홍콩 건설업계도 정부와 함께 노동자들의 편의를 위해 오는 27~28일 여러 건설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홍콩건설협회는 현재 15만 노동자 중 6만 명가량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서,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18일에도 한 컨설팅회사에서 170명의 직원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하는 ‘찾아가는 백신 접종’ 서비스도 제공한 바 있다.
홍콩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홍콩의 백신 접종률은 영국, 싱가포르 등에 비해 낮고, 중국과의 왕래 재개를 위해 필요한 기준에도 한참 못 미친다. 지난 20일 기준 홍콩 인구 750만 명의 16.2%인 121만 명만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11.2%다. 전문가들은 통상 인구의 70%가 접종을 마쳐야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인 것이다.
홍콩에서는 중국 시노백 백신과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 중 하나를 선택해서 접종할 수 있으며 백신의 양도 충분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고, 여기에 백신에 대한 불신이 겹치며 상당수 홍콩인은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부분의 2030 젊은이들인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입장 시 해야 하는 QR코드 스캔도 거부하며 수기로 연락처를 적어내고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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