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초등학생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 남자 청소년은 연령이 낮을수록, 여자 청소년은 연령이 높을수록 과의존 위험군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22일 '2021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국의 학령 전환기(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총 127만 2,9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가부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교육부, 시·도 교육청 등과 협력해 청소년의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하고 있다.
진단조사 결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전체 응답자 중 17.9%인 22만 8,89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의존 위험군은 위험사용자군과 주의사용자군을 합한 후 중복위험군을 뺀 집단을 의미한다.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이면 위험사용자군,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점점 일어나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단계면 주의사용자군으로 분류된다.
두드러지는 점은 올해도 '인터넷 과의존 청소년'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인터넷 과의존 청소년은 18만 3,228명으로, 지난해 17만 5,496명과 2019년 15만 4,407명에 이어 3년째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과의존 청소년 중 1만 6,723명을 차지하는 위험사용자군은 지난해에 비해 13%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성유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PC와 인터넷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초등학생의 과의존 위험군 규모 증가세가 1,506명으로 가장 컸다. 반면 고등학생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2,004명 감소했다.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의 전체 숫자는 중학교 1학년이 8만 5,731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순이었다.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미디어 이용의 저연령화는 몇 년 동안 보여지는 현상"이라며 "초등생부터 이용이 늘어나기 시작해 중학교 쯤 미디어 이용이 정점을 찍고 고등학교에 가서 입시 등으로 인해 이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의 규모는 성별에 따라서도 다른 양상을 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남자가 더 많았지만 고등학교 1학년은 여자 청소년이 7,262명 더 많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래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미디어중독예방부장은 "여학생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SNS 같은 사회적 상호작용 용도의 미디어 활용이 남학생보다 많아지면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나타난 청소년의 개인별 과의존 정도에 맞춰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상담, 병원치료, 기숙치류프로그램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위험사용자군에게는 추가 검사를 거쳐 우울증·ADHD 등의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지난 5년간 약 30만 명의 청소년과 보호자에게 각종 치유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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