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해직 교사 특별 채용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조 교육감은 2018년 중등 교사 특채에서 전교조 소속 4명 등 해직 교사 5명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조 교육감은 23일 SNS에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도 특채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썼다. 이어 “사상범이었던 장인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고 말하는 진정성을 가졌다”며 시련을 ‘노무현 정신’으로 잘 이겨내겠다고 적었다.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인 조 교육감이 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특채가 얼마나 불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적혀 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맞춤형 전형을 만들고 반대하는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뒤 사적 인연이 있는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특정인 선발을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조 교육감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기는커녕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이런 언행은 불법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도 변명으로 일관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모습과 닮은 꼴이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조 전 장관 측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020 인권 보고서에서 조 전 장관 부부와 윤 의원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부패 사례로 거론했다. 현 정권 주도 세력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법치와 공정·상식을 흔드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오기를 부릴수록 더 혹독한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제라도 조 교육감은 특채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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