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하원의사당에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과 회담을 갖고 남북 국회회담,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동북아 방역 공동체 등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장과 볼로딘 하원의장은 한러 양국의 코로나19 극복 연대와 경제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박 의장은 이날 볼로딘 하원의장에게 기존의 남북·북미간 정상회담 결과를 존중하기로 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며 “제가 공식 제안한 남북 국회회담에 북한이 나서도록 러시아가 적극 중재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동북아 방역 공동체에도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블로딘 하원의장은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의장님께서 말씀하신 남북 국회의장 회의는 지지할만하다 생각한다. 도울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의장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언급하며 “한국은 세계적인 백신 생산기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백신 개발과 배급 같은 문제에서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며 한러 양국의 코로나19 극복 협력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서비스투자 분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연해주 한국 전용 산업단지 연내 기공 △러시아의 우수한 수소 생산·저장 기술 △한국의 북극 개발 참여 등을 언급하며 양국 사이의 경제 협력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볼로딘 하원의장은 “의장님이 제기한 협력 방안이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이 자리를 빌어 고위 협력 위원회 의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의제 초안을 바탕으로 이 자리에서 의제를 합의하자”고 박 의장의 제안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박 의장과 볼로딘 하원의장은 약 30분간 단독회담 한 후 양국 의원 등 배석자들이 참석한 확대회담을 한 시간 이상 이어갔다. 회담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의장은 볼로딘 하원의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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