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경품으로 복권을 나눠주는 유인책이 진행되자 실제 접종자가 30% 넘게 뛰어오른 지역도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州)에서는 16세 이상 주민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지난 13~19일 11만9,39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6~12일) 8만9,464명보다 33.5% 증가한 수치다.
보건 당국은 지난 12일 이른바 '백신 복권' 발표를 기점으로 접종률이 뛰어올랐다고 분석한다. 당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백신 1회 이상 접종자에게 추첨을 통해 당첨금 100만달러(11억3,000만원)를 받을 수 있는 복권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추첨은 오는 26일부터 매주 한번씩 총 5번 진행되며 5주에 걸쳐 총 500만달러가 당첨금으로 내걸린다.
주 당국은 지금까지 10여 개 주가 복권 관련 문의를 해왔다며 유인책이 일단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마크 캐머런 케이스웨스턴리버스대 교수는 다만 오하이오주 전체 접종률로 보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를 필두로 다른 주에서도 속속 '백신 복권'을 도입한다. 뉴욕주와 메릴랜드주는 지난 20일 각각 당첨금이 최고 500만 달러(56억4,000만원), 40만 달러(4억6,000만원)인 복권 지급을 발표했다. 이어 오리건주는 21일 100만달러짜리 복권을 내걸었다.
백악관도 이런 구상을 지지하고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21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가 봐온 자료에 따르면 이런 것들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실제로 접종에 반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단지 접종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 않을 뿐"이라며 "복권 등으로 그들의 주목을 끄는 게 효과적이라는 건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에 매우 몰입해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접종자가 4월 300만명을 웃돌다가 최근 180만명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미 보건 당국은 정체된 접종 건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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