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 2인자' 조대식 SK수펙스 의장 등 불구속 기소

'자본잠식' SK텔레시스에 두 차례 수백억원 출자해 SKC 손해

검찰이 ‘SK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사진)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전준철 부장검사)는 25일 조 의장을 포함해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최태은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지난 3월 5일 최 회장을 구속기소한 후 조 의장 등을 공범으로 판단하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통한 수사에 착수해왔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 7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최 회장과 공모해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부도위기에 빠진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상장사인 SKC가 참여하게 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의장은 이사회 의장이었던 2015년 4월 조 대표, 최 전 본부장 등과 함께 사외이사들에게 경영진단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허위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700억원을 출자하는 안건을 승인해 SKC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조 의장과 조 대표는 2012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SKC가 SK텔레시스에 199억원을 출자토록 한 혐의도 받는다.

안 대표는 SK텔레시스가 2015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내건 경영정상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되자 152억원 상당의 자산 과다계상, 비용 과소계상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 회장을 2,235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검찰은 최 회장을 재판에 넘긴 뒤에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 측은 “검찰이 중대한 재벌범죄로 포장해 구속기소했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이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