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법정 최고금리의 적정수준은 경기연구원의 연구 결과 11.3∼15% 정도"라며 추가 인하를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금융소외계층의 최후 보루는 대부업체가 아닌 국가여야'란 제목의 글을 통해 "기준금리는 0.5%인데,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들에게 20% 이자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맞지 않고, '하후상박, 억강부약'의 공동체 원리에도 어긋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는 현행 연 24%에서 20%로 인하된다.
이 지사는 "세종은 연간 10%가 넘는 이자는 공, 사채를 불문해 금지하고 고리대를 없애기 위해 사창(社倉)을 설치해 1섬에 연간 3되(즉 3%)의 저리로 곡물을 빌려주도록 했다"며 "조선 시대 내내 관철된 '일본일리(一本一利)'의 원칙(빌려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를 취할 수 없다) 역시 민유방본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법정 최고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금리인하 요구권을 보다 강화해 서민들의 금융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에게 최대 1,000만원의 연 2%대 장기대출 기회가 주어진다면, 18%에 해당하는 이자 차액은 대부업체 배를 불리는 대신 국민의 복리 증진에 쓰이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대출 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기본금융은 이자 부담이 7%가 아니라 2%이고, 착실하게 갚는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에, 연간 손실 부담률은 수백억에 그칠 것"이라며 "기본금융 제도를 통해 고금리 대부 이용을 줄이고 파산으로 이어지는 나쁜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지사 SNS전문>
금융소외계층의 최후 보루는 대부업체가 아닌 국가여야.
조선의 성군인 세종대왕께선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고, 먹는 것은 백성들이 하늘처럼 여기는 것"(民惟邦本 食爲民天, 민유방본 식위민천)이라며 민생의 해결이 정치의 제1 목적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런 정신으로 세종은 연간 10%가 넘는 이자는 공,사채를 불문하여 금지하였습니다. 또한 고리대를 없애기 위해 사창(社倉)을 설치해, 1섬에 연간 3되(즉 3%)의 저리로 곡물을 빌려주도록 했는데 이는 후대에 더욱 발전하여 연 2푼(=2%)의 이자로 정착됐습니다. 조선시대 내내 관철된 '일본일리(一本一利)'의 원칙(빌려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를 취할 수 없다) 역시도 민유방본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종 재위기로부터 600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여년이 경과한 지금 우리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은 어떻습니까?
1) 법정 최고금리를 추가 인하해 서민들의 금융기본권을 보장하고 가계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제가 대부업체들의 폭리제한, 그리고 국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기본금융을 제안할 때마다 나왔던 반론이 있습니다. '안 그래도 대부업체들이 어려운데 규제가 강해지면 자본을 철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신용자들의 최후 보루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대부업체가 언제부터 서민들의 보루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법정 최고금리를 추가 인하 하여도 대부업체의 수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첨부된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부업체들의 수입은 4년 전보다 19.5%나 늘었고 2019년 한 해에만 3조8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뒀습니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3월 통과되면서 올 7월부터 현행 최고 24%의 법정최고금리는 20%로 인하됩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 계약은 모두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어 법정 최고 금리를 인하하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충분치 않습니다. 기준금리는 0.5%인데,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들에게 20% 이자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맞지않고, '하후상박, 억강부약'의 공동체 원리에도 어긋납니다. 경기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법정 최고금리의 적정수준은 11.3~15.0% 정도입니다.
그동안 고금리의 위헌성 인정과 초과이자 무효화 요구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실업률과 자영업 폐업의 증가로 이제 고금리 대부업 이용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법정 최고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금리인하요구권을 보다 강화하여 서민들의 금융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2) 금융소외계층의 최후 보루는 대부업체가 아닌 국가여야 합니다.
현행 최고 24%인 고리대금 대부업체 이용자가 200만 명가량입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약 800만원인데 평균금리가 20%가 넘습니다. 이 분들을 포함해 국민 모두에게 최대 1,000만원의 연 2%대 장기대출 기회가 주어진다면, 18%에 해당하는 이자 차액은 대부업체 배를 불리는 대신 국민의 복리 증진에 쓰이는 것입니다.
대부업체 이용자들과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7% 짜리 서민금융 연체율도 1%대 초반(1.3%)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기본금융은 이자 부담이 7%가 아니라 2%이고, 착실하게 갚는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에, 연간 손실 부담률은 수백억에 그칠 것입니다.
저금리 양질의 제도권금융에서 배제된 금융배제계층은 금융배제에 머물지않고 사회적 배제계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합니다. 기본금융제도를 통하여 고금리대부 이용을 줄이고 파산으로 이어지는 나쁜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기본금융은 국가 재정을 버리는 게 아니라 아끼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을 살인적 고금리로부터 보호하지 않으면 결국 복지대상자가 되어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줍니다. 코로나19, 경제침체, 구조적 저성장이라는 3중고 시대에 국민의 삶과 경제적 기본권을 지켜야 하는 것은 국가의 임무입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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