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조국 내로남불’, ‘포퓰리즘 정부’ 등 쓴소리를 들었다.
송 대표는 이날부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주간에 들어가 첫 일정으로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서울과 부산 출신 20대 청년 약 25명이 자리한 이 행사에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부산에서 온 21세 대학생은 "재보선 참패 원인인 2030의 분노는 민주당이 당의 비전인 공정과 정의를 본질부터 배신했기 때문"이라며 조국 사태가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최순실 사건 땐 한목소리로 비난해놓고 조국 사태 땐 결이 다르다며 같은 선상에 놓지 말라고 했다"며 "한 줌도 안 되는 승리에 오만방자해 상대에 대한 잣대는 엄하고 날카로우면서 우리에게 들이대는 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청년서울시당위원장이라는 청년은 "대권 후보들의 복지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며 "이대남(20대 남성)들은 문재인 정부를 사회주의나 '포퓰리즘 퍼주기식' 정부로 규정하고, 한국이 북한이나 베네수엘라처럼 망해간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 청년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이준석 돌풍’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승기를 뺏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치권은 '열정페이'가 제일 심한 곳"이라며 청년 정치인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청년이 잘못이란 접근은 화를 돋운다"는 일침도 나왔다.
송 대표는 묵묵히 듣고 "조국 사태를 지적해줬는데, 날카로운 비판을 다 공유하고 6월 1일까지 경청한 뒤 당을 대표해 정리한 것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국, 오거돈·박원순 사태부터 시작해 우리 당의 내로남불, 부동산(문제)까지 당이 찔끔찔끔 '피해 호소인' 같은 말로 논란을 빚기도 했고 명쾌하고 정확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송 대표는 이어 "오히려 오세훈 시장이 명쾌히 사과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저희로선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니,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다는 걸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조국·박원순·오거돈 사태와 관련해 사과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에 "한번 들어보고요. 예"라고 답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당내 국제화 요구와 관련해 "야당은 과거 외국에서 온 이자스민을 비례대표에 과감히 공천하고, 태영호·지성호 의원 등 탈북자도 공천했는데 민주당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어느 게 보수정당이고 어느 게 진보정당이냔 비판을 받는다"며 "거꾸로 된 모습에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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