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에서 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개 주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피해자 가족 측은 이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영상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YTN은 사고 현장 인근의 CCTV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붉은색 옷을 입은 50대 여성이 산책을 위해 야산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담겼다. 야산 쪽으로 이동했던 여성은 CCTV에서 사라졌다가 다급하게 내려왔다.
이때 대형견이 여성의 팔을 물고 있다.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자 개는 더욱 격렬하게 공격했고 여성은 3분 넘게 사투를 벌였다. 개가 사라지자 여성은 힘겹게 언덕을 내려왔다.
길 건너 공장 앞에 도착한 여성은 결국 쓰러졌다. 공장 직원이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큰 부상을 입은 여성은 결국 숨을 거뒀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는 인근에서 마취 총을 쏴 이 개를 포획했다. 개는 몸길이 150㎝, 무게 30㎏가량으로 풍산개와 사모예드 잡종에 가깝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왔다.
이 개의 주인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현장 근처에 수십 마리의 개를 사육하는 사육장 주인 A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A씨는 자신이 사육하던 개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해당 사육장은 국산 잡종견들을 철창에 가둬 다량으로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육장 상태와 사육방식, 주변 탐문 조사 결과 등을 종합했을 때 사육장 주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를 낸 개가 몇 달간 주변을 배회한 유기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목줄 흔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탐문 조사를 통해 해당 대형견이 사건이 발생한 야산을 돌아다녔다는 여러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목격자마다 시점 차이는 있지만 올해 3월초부터 인근을 배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경찰과 남양주시 유기견보호센터는 이 개에 대해 광견병 등 검사를 진행하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안락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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