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가 새로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친구 A씨 측의 주장을 반박한 가운데 A씨 측 변호사가 "(A씨가 정민씨를 찾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토하는 CCTV 영상도 있다"면서 거듭 '만취 상태'였음을 주장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양정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변호사는 25일 전파를 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A씨가) 만취 상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CCTV 자료가 많다"면서 "목격자들 진술도 일관적으로 그렇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변호사는 "(한강공원에서 정민씨를 찾다가) 오전 6시10분 넘어 다시 귀가한 A씨가 주차장에서 토하는 장면도 수사기관에서 확보하고, 저희도 직접 확인했다"며 "블랙아웃 상태는 기억상실 증세를 말하는 것이지 운동능력이 필요하거나 집중능력이 필요한 복잡한 행동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양 변호사는 또한 A씨 가족이 정민씨를 찾으러 한강공원으로 이동할 당시 탔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관련해서는 "수사기관이 보여주지 않아 모르지만 특이점이 없다는 것만 전해 들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변호사는 정민씨와 A씨가 만난 장소인 한강공원을 정민씨가 정했다면서 "당시 메신저 대화 내역이 꽤 길게 있다. 우선 서로 굉장히 친한 부분이 확인된다"면서 "정민씨가 먼저 '한강에 갈까?'라고 제안한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양 변호사는 정민씨 시신이 발견되기 전인 지난달 29일 2차 최면 조사 때부터 A씨가 변호사와 동행한 것에 대해선 "1차 참고인 조사와 1차 최면 조사 때는 변호인이 없었는데, 이때부터 인터넷에 이미 A씨를 범인인 것처럼 억측하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상담을 하러 온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양 변호사는 "저희 대표님과 A씨 아버지의 동생분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고, A씨 아버지와도 꽤 가까운 사이"라면서 "처음부터 선임을 생각하고 왔다기보다 친분이 있으니까 상담 느낌으로 왔다"고도 했다.
양 변호사는 이어서 "2차 최면 조사에 변호인이 동행한 것은 저희 계약서에도 없었다. 변호인이 실제로 한 것도 없고 동행해서 절차 안내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돕고 조사 당시에는 조사실 밖에서 대기했다"면서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의사를 만나야지 왜 변호사를 선임하냐는 이야기도 있던데, 의사는 수사기관에 동행할 수 없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수사기관에서의 심리적 안정"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또 A씨가 지난 22일 추가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선 "기존에 했던 질문과 더불어 온라인상의 루머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며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까 봐 변호인들은 아무 말도 안 하고 A씨나 가족만 답변했다"고 했다.
양 변호사는 그러면서 A씨가 당시 실종 상태였던 정민씨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는 "실종 당일 정민씨를 찾다가 집에 돌아갔던 것은 유족에게 연락을 드린 즉시 유족께서 경찰 신고까지 마쳤다고 했고 A씨가 만취 상태라 몸이 안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런 비극이 생길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 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어 양 변호사는 "이후 유족과 계속 접촉했고 수사기관 조사도 충실히 받았는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분들이 있다 보니까 언론 노출이나 신원 부분 때문에 더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현재 A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최근에는 변호인들이 사건에 대해 뭐라고 물어보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서 "거의 단답형으로밖에 대답을 못 하고 있다. 식사도 거의 못 하는 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JTBC는 정민씨 아버지 손씨가 '만취 상태'였다는 A씨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로 제시한 새로운 폐쇄회로TV(CCTV) 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새벽 5시12분쯤 A씨 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한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차를 세운 위치는 숨진 정민씨와 A씨가 함께 술을 마셨던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A씨와 아버지는 차에 내려 펜스를 넘어 한강 공원으로 향한다.
이에 대해 손씨는 J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슬리퍼 신은 상태로 펜스 2단을 넘어서 심지어 손도 넣고 걸어간다"면서 "블랙아웃은 고사하고 술 취한 기운도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우리에게 연락도 안 하고 빨리 찾으러 갔다는데 찾으러 온 게 바로 그 장소로 직진했다"면서 "그 위치를 알려준 거는 친구밖에 없을 거 아니냐. 그런데 그 친구가 술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씨의 주장에 의구심을 표했다.
아울러 손씨는 A씨 가족이 강가 근처에서 다시 목격된 것에 대해선 "거기서만(강비탈) 계속 둘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 "한 20분 지나서 친구는 약간 이동하기 시작하고 그 뒤에도 부친은 거기 있다. 한 번 훑고 없으면 얘가 갔을 곳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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