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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업체인데…여성고용 미흡하다고 지적한 고용부

고용부, '여성고용 미흡' 30곳 공표

19곳 관리자 '제로'…두터운 '유리천장'

결국 임금·근로시간서 남녀 격차 '뚜렷'

단, 경호업체 등 업종 특성 미반영 '맹점'

한 청년 구직자가 서울 송파구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 설치된 구인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에서 사업지원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에스엔피는 전체 근로자 310명 가운데 여성 직원이 293명이다. 비율로는 94.52%, 동종 업종 평균비율인 36.82%의 3배다. 경기에서 같은 업종을 하는 현대캐터링시스템도 3,561명 직원 가운데 여성이 3,027명(85%)이다. 서울에서 동일한 업종인 현대관리시스템은 직원 1,409명 가운데 여성이 5명에 불과하다. ‘다른 듯 같은’ 세 기업 모두 정부로부터 여성 고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세 기업을 비롯해 여성 고용 비율이 낮다는 기업 30곳을 27일 공표했다.

고용부는 남녀 고용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 2,486곳 가운데 하위 30곳을 선정하고 있다.



에스엔피와 현대캐터링시스템은 수치적으로는 여성 고용률이 월등하다. 하지만 미흡 기업으로 지적된 이유는 관리자 비율 탓이다. 고용부는 미흡 기업을 선정할 때 3년 연속 여성 근로자 또는 관리자 비율이 평균 70%에 미달한 기업을 기준으로 삼는다. 두 기업의 경우 관리자가 모두 제로다. '유리천장'이 너무 두텁다는 것이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30곳 가운데 여성 관리자가 있는 기업은 19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여성관리자가 있는 기업도 6명 미만이다.

하지만 고용부의 이 제도는 맹점도 있다. 우선 관리자는 업무지휘 및 감독권, 결재(전결)권, 인사평가권 3가지 권한을 모두 갖춰야 한다. 3가지 권한 중 하나라도 없으면 관리자로 포함되지 않는다. 규모가 큰 기업은 팀장이 관리자일 수 있지만, 영세 기업은 경영진이 관리자일 수 있다. 게다가 업종 특성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에스엔피는 청소인력 소개업체인 탓에 여성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대관리시스템은 직원 1,409명 중 여성이 고작 5명에 불과하다. 이 곳은 경호인력 소개업체다보니 대부분 직원이 남성인 것이다. 발전재단 관계자는 “업종 특성에 따라 다소 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고용률과 관리자율을 동시에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여성 근로자의 처우가 남성 근로자에 비해 낮아서다. 30곳의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은 남성 근로자의 67.9%에 그쳤다.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 연수도 74.8개월로 남성 보다 23.7개월 짧았다. 여성 관리자 비율이 높은 기업이라면, 여성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이런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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