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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드라큘라' 빠져봐, 빨간맛 달콤함에…영생을 줄테니





한번 보면 다시는 잊지 못하리라. 그의 붉은 머리를···.

신을 저주하는 악마, 그 모든 것이 사랑 때문인 것을. 사랑에 대한 집착이 더 큰 아픔을 만들어냈음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맹목적인 사랑이 결국 자신의 연인마저 파괴하려는 순간,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영원한 삶이란 것은 그저 자신이 겪어왔던 수백년간의 어둠의 반복일 뿐이었음을···.

뮤지컬 ‘드라큘라’는 드라큘라 설화와 400년을 넘나드는 거대한 사랑이야기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시대를 거슬러 맹목적인 사랑을 갈구하던 드라큘라가 자신의 욕망이 일으킨 수많은 이들의 상처를 목격하고, 자신의 연인 미나마저 희생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변화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일본에서 공연된 바 있는 작품은 국내서 가장 많은 4번째 시즌을 맞는 동안 여러 차례 수정·보완작업을 거쳐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사랑만을 좇던 드라큘라의 심경 변화에 대한 부분을 강화해 개연성을 높였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몬테크리스토'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더 라스트 키스(황태자 루돌프)'의 '알 수 없는 그곳으로'나 '사랑이야' 등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곡들을 대거 작곡해왔다. ‘드라큘라’ 역시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신이 뱀파이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설명하는 ‘She’, 미나를 유혹하기 위해 친구 루시를 뱀파이어로 만드는 과정에서 부르는 ‘Life After Life’, 흔들리는 미나와 그런 그녀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담은 ‘Loving You Keeps Me Alive’ 등의 인상적인 곡이 등장한다.

특히 4중 턴테이블 장치를 통해 무대 전환 속도를 높이고, 강렬한 조명과 화려한 의상, 건물에 프로젝션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통해 자칫 어둡게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의 분위기를 화려하게 치장했다.



사진=오디컴퍼니


이 화려함은 솔로, 듀엣곡이 많은 작품 특성상 배우들을 돋보이는 역할을 한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이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인공 드라큘라의 경우 등장할 때마다 점차 화려해지는 의상, 록과 정통 뮤지컬 음악을 오가는 현란한 음악으로 배우의 카리스마를 극대화한다. 특히 4시즌 동안 작품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한 김준수는 마치 자신의 콘서트인 것처럼 그는 무대 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절규하고, 아달파하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 모조리 객석을 향해 쏟아낸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인간을 노예로 삼는 몸짓, 후반으로 갈수록 사랑을 갈구하는 눈빛,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의 아픔이 장면 장면마다 충실히 전달한다.

드라큘라를 주목받게 하는 조건은 다른 캐릭터들에도 함께 적용된다. 약혼자를 순수하게 좋아하던 여인에서 자신의 전생을 알게된 후 결국 드라큘라를 받아들이려는 미나, 아내를 앗아간 드라큘라에게 복수하겠다는 목표로 살아가는 ‘반헬싱’, 드라큘라로 인해 뱀파이어가 된 후 영원한 삶을 꿈꾸는 ‘루시’가 부르는 솔로 혹은 듀엣 넘버들은 하나같이 뮤지컬 콘서트를 보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편 강렬한 욕망과 화려한 무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전 세계 유일하게 한국에서 4번째 시즌을 맞을 만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8월 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오디컴퍼니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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