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운영된 캐나다의 한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215명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캐나다 원주민 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캠루프스 인디언 기숙학교에서 전문가가 지표투과레이더를 통해 유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해에서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족은 검시관과 박물관 등과 협력해 기록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다음 달쯤 정식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는 인디언과 이뉴이트족, 유럽인과 캐나다 원주민 혼혈인 메티스 등을 격리해 기숙학교에 집단 수용했다. 이 학교에서는 백인 사회 동화를 위한 언어 및 문화 교육을 했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 언어 사용을 강제로 금지하는 등 문화 말살 정책을 폈고, 육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 등의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벌어졌다.
15만 명의 원주민 아동이 139개 원주민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는데, 캠루프스 인디언 기숙학교는 이중 가장 큰 곳으로 약 500명의 학생을 수용했다. 학교는 캐나다 정부를 대신해 가톨릭교회가 1890년부터 1969년까지 운영했다. 캐나다 원주민의 빈곤과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높은 자살률 등의 원인으로 이 같은 원주민 기숙학교 당시의 경험이 지적되기도 한다.
원주민 기숙학교 문제를 조사해 온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15년 보고서를 통해 기숙학교를 '문화적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94개 항의 이행 권고안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최소 3,200명의 어린이가 기숙학교에서 학대와 방치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정확한 숫자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고통스러운 발견은 내 마음을 찢어지게 한다"면서 "우리 역사의 어둡고 부끄러운 시기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일"이라고 썼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