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독감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최악의 독감’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독감이 급감했지만, 노마스크 일상화로 독감환자는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7일 미국 의학매체 STA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맨해튼 마운트시나이 의과대학의 면역전문가 플로리안 크래머는 “이번 겨울 또는 다음 겨울이 최악의 독감 시즌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 미생물학과 앤드류 패카쉬 교수는 최근 미국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독감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해의 다음 해에는 독감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전세계 독감 환자는 급감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공포감으로 인한 독감 백신 접종률 증가와 마스크 착용 생활화의 영향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겨울 독감 입원 환자수가 10만 명 당 1명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독감 발생 비율이 가장 낮았던 2011~2012 시즌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노마스크 허용과 청소년 등교, 해외여행 재개되면서 오히려 전문가들은 독감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의 유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다. RSV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을 일으킨다.
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계절성 코로나 바이러스, RSV, 폐렴 유발 바이러스(metapneumovirus) 등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관측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줄었던 호흡기 질환 감염은 올 들어 계속 증가 추세다.
미국 유타주의 인터마운틴 헬스케어(Intermoutain Healthcare)에 따르면,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유행 시즌 동안 일주일에 약 300명 이상의 RSV 감염 어린이가 병원을 방문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한 겨울에는 소수 사례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중순 이후 이전 겨울의 10배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 어린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홍콩대는 지난 10월 등교를 시작한 아이들에게서 감기를 유발시키는 라이노 바이러스(Rhinovirus)의 발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된 1년 반 동안 마스크 착용을 통해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접촉률이 상당히 낮아진 상태여서 바이러스 노출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홍콩대학교 역학 및 생물 통계학과 책임자 벤 카울링은 “취약성과 감염 수준이 더 높아져 내년 겨울쯤엔 모두들 감기에 대해 불평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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