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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는 이렇게 뻗어가지고…" A씨 음성 '그알' 방송에 父 "정민이 아냐, 정정요청"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정민씨의 타살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을 전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방송 내용을 두고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가 일부 내용을 반박하면서 그알 측의 수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손씨는 3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 알'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지난 29일 전파를 탄 '그알'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다룬 몇몇 내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씨는 "주말에도 우리를 싫어하는 그알 방송이 나오고 오늘 그거 대응 좀 해야 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발견되었다고 하고 쉴 틈이 없다"며 "핸드폰은 어디서 발견되고 언제 습득했는지가 중요한데 잘 파악이 안 되는 느낌이다. 두고 봐야 겠다"고 했다.

손씨는 또한 "그알 몇 가지만 공유하겠다"며 지난달 24일 정민씨와 친구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원본 캡처를 공개한 뒤 "(그알에서 메시지를) 짧게 편집하다 보니 원 의미가 소실된 느낌"이라며 "비교해보시라"고 적었다.

방송에서 공개된 메시지에는 정민씨가 A씨에게 '부족하면 연락해 아무 때나'라고 하자 A씨는 '오늘 안되냐?'고 묻는다. 이에 정민씨는 '난 너 오면 나가지 A 바라기잖아'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손씨가 공개한 카톡 원문 내용을 보면 A씨가 '오늘 안되냐?'고 묻자 정민씨는 '놀리는 거지. 10시 직전에'라며 옐로카드을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을 보내는 내용도 있다.

손씨는 "(그알 측에서) 편집하는 바람에 옐로카드(이모티콘)가 없어진 게 아쉽다는 분이 많다"면서 "안 중요한 증인은 엄청 오래 보여주고 쓸데없이 재연도 많이 하면서 이깟 톡은 다 보여주면 안 되는 건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손씨는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으로 공개한 방송 내용에 정정을 요청했다. 손씨가 언급한 방송 내용은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정민이는 예전에 한 번 이렇게 뻗어가지고'라는 자막으로 A씨의 목소리를 전한 부분이다.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이에 대해 손씨는 "이게 제일 중요한데 자막에서 정민이는 우리 정민이가 아니다"라며 "다른 친구 ○○이가 있는데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정민이로 자막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그알 PD에게 수정요청했는데 답이 없고 아직도 안바뀌어 있다"면서 "마치 둘이 술마신적이 있고 우리 정민이가 뻗었는데 A가 챙겨준 것처럼 오해하게 돼있다. 절대 정민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씨는 이어 "이거 실수라고 하기엔 부적합하다"며 "다시 한번 정정요청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손씨는 방송에 A씨 가족의 인터뷰가 담긴 것을 두고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이라고 지적한 뒤 "대부분 이분이 A씨 부친이라고 착각하는데 이분은 A씨 부친이 아니다. 그러니까 A씨 가족이라고 한 것"이고 주장했다.



손씨는 그러면서 "휴대폰이나 뭐하나 좀처럼 이 사건은 쉬운게 없다"면서 "이제는 그알 방송 이후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SBS의 천적인 유튜브에 현혹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대단한 이분법"이라고 적었다.

손씨는 이어서 한강공원에 간 A씨 가족이 한강변 주변에 머물던 장면 대신 편의점 주변에 머물던 모습만 편집해서 나간 점에 대해선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변에서 보냈는데 너무하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손씨는 한강 사진을 올리면서 "이렇게 더러운 물에 (새벽) 2시18분에 정신을 못차리던 정민이가 비탈을 내려가 옷을 입고 들어갔다고 전문가들은 믿으라고 한다"면서 "술에 취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한다. 7시간 기억도 못하는데 뭐가 안되겠느냐"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한 시민으로부터 받은 그림/사진=손현씨 블로그


앞서 지난 29일 전파를 탄 SBS '그알'은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정민씨 사망을 두고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다뤘다.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정민씨 사건을) 동기와 기회 부분들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낮다"며 "현장은 공개된 장소, 범죄를 계획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알'과의 인터뷰에서 "한강 공원은 24시간 목격자들이 넘쳐나는 곳"이라며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남들이 보는 상태에서 살해하기는 어렵다"고 상황을 짚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역시 "익사로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려면 그 사람도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손정민씨 친구 A씨도 물에 젖어 있었다는 모습은 관찰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는 이번 사건을 두고 "타인에 의한 익사, 강압에 의한 익사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가슴, 어깨, 목 부위에 압력이라든지 이런 손상이 중요하다"면서 "(손씨 시신에는) 억압이나 제압한 흔적은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권일용 동국대 겸임교수는 "범죄는 동기가 분명해야 하고 그다음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동기와 기회 부분들이 한강에서는 가능성이 낮다"면서 "범죄를 계획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한강공원 환경미화원이 습득한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사중이다.

A씨 휴대전화는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경찰은 지문, 혈흔, 유전자 감식 및 디지털 포렌식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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