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 도전에 대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행을 이어가던 윤 전 총장이 현역 정치인과 공개 만남을 갖자 정치권에서는 ‘6월 등판설’이 유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 지난 주말(29일) 지인들과 강릉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고 31일 말했다. 이 자리에서 권 의원 일행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자 윤 전 총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나서야 할 때’라는 말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권 의원은 “구체적인 정치 일정이나 앞으로의 행보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의 검찰 후배이면서 어린 시절을 함께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은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권 의원 일행과 식사를 하다가 주변 시민의 요청에 사진도 찍어주는 등 사실상 지역 공개 행보를 소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 옆에서 정무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신중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오는 6월 11일 이후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공식 석상에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은 지도부 선출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혹은 제3지대 창당에 나설지 등 구체적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만남과 관련해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여서 만난 자리”라면서도 “결국 기호 2번을 달고 국민의힘과 협력하는 것은 상수다”고 말했다. 이어 “입당을 바로 할지 포럼부터 만들지 등의 가능성은 열어놓고 고민 중이며 최종 결정은 6월 중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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