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의 임명이 31일 재가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 대규모 검찰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검찰의 ‘맏형’들이 줄이어 사표를 내고 있다.
오인서(사법연수원 23기) 수원고검장과 고흥(24기) 인천지검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오 고검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금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 해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 지검장도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오 고검장과 고 지검장이 이날 사표를 낸 것은 지난 2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인사 적체’를 얘기하며 기수 파괴 인사를 예고한 뒤 나흘 만이다. 조상철 서울고검장도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직후 예정되는 검찰 인사에서는 23~24기 고검장·검사장들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한직으로 분류되는 보직으로 내려가고 28~30기 신임 검사장들이 대거 취임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 고검장은 올해 초부터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수사팀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심의위원회 신청에 맞불을 놓은 것이었다. 이 지검장은 자신을 기소하려는 수사팀에 맞서 소집 절차가 상당 기간 걸리는 수사심의위를 신청했다. 이에 오 고검장은 고검장이 수사심의위를 직접 신청하면 소집 절차가 간소화 되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도록 하기도 했다. 오 고검장은 대검 공안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대구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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