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후배들을 모텔로 끌고 가 폭행한 뒤 음란행위를 강요하고 성폭행까지 한 혐의를 받는 1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3형사부(조찬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10대 A양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31일 밝혔다. A양은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라 소년법에 따라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이 선고됐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 평가를 받고 장기형 만료 전 조기 출소가 가능하다.
앞서 A양은 미성년 공범 2명과 함께 지난해 9월 12일 오전 1시 45분경 남녀 후배들을 익산시에 있는 한 모텔로 끌고 가 발과 둔기를 이용해 폭행한 뒤 감금하고, ‘옷을 벗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음란 행위 등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A양은 공범 중 1명과 피해자 1명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전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도 빼앗았다. 조사 결과 A양은 피해자들이 자신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A양은 법정에 섰지만, 나머지 공범 2명은 범행 당시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해갔다. 형법상 촉법소년은 10살 이상, 14살 미만으로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보고, 소년원 송치나 사회봉사 등의 보호처분만 내리도록 하고 있다. 보호처분 가운데 가장 중한 10호 처분(소년원 최대 2년)을 받더라도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자 중 1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신체적·정신적 충격이 커 죄질이 무겁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는 점 등에 비춰 원심이 내린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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