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출간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양쪽으로 갈리고 있다.
강성 친문 인사들은 당이 관여할 바 아니라며 조 전 장관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옹호하고 나섰다. 반면 비주류와 일부 대선주자 사이에서는 '조국 사태' 재소환이 여론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국 백서' 제작에 참여한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정치적 보복 수사라는 평가를 한 번쯤 다시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가 조국 사태 사과를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조 전 장관을 민주당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며 "당이 직접 책임있는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한 사람과 가족을 70~80점 압수 수색을 하는 게 과연 공정한 것이었나. 95%의 언론이 공격한 사모펀드 부분은 거의 무혐의·불기소 처분됐다"며 "조 장관이 본인 할 얘기를 책으로 쓴 것"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답답하다.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지나친 부분이 있었고, 그 억울함도 이해한다"면서도 "출간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생각 못 했을까. 정권 재창출을 못 하면 다 죽는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신경민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되면 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고 조국의 공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간다"며 "당내 우려가 굉장히 많다"고 언급했다.
박용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조국의 시간'은 조국의 권리이지만, '민주당의 시간'은 당의 의무다. 4·7 재보선 민심은 민주당이 변화하라는 뜻이었다"며 "내로남불 논란에 대해 달라지겠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은 존중하면서도 공정성 논란에 대한 당의 입장은 별도로 취하자는 의견도 있다.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회고록 출간은 개인 자유권과 피고인의 방어권 문제다. 이를 계기로 검찰개혁 과제들이 근본적 해법을 찾길 바란다"면서도 "당이 교육 불평등을 기득권적 태도로 바라본 것을 통렬하게 반성·성찰해야 한다"고 썼다.
지난 일주일 '민심 경청 주간'을 통해 쓴소리를 들어온 송영길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소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고록 출간 자체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입장이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는 2일 예정된 송 대표의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관해 핵심 관계자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만, 신중론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최고위 지도부 의견을 최종 수렴해 2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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