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민 문턱을 크게 낮춘다. 전자 서류 등을 활용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5월 3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토안보부가 작성한 보고서 ‘합법 이민 시스템에서의 신뢰 복원 계획’를 입수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제도를 쉽고 간편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원격 인터뷰와 전자 서류를 이용한 이민 심사 기간 단축 △외국인 고숙련 노동자의 취업 기회 복원 및 기업가 대상 이민 확대 △가정 폭력 피해자 및 성 소수자, 경찰 수사 협력자에게 폭넓은 이민 기회 제공 등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문직 취업 비자인 H-1B 비자의 발급 요건을 까다롭게 하고 기술·비농업 분야 등 특정 직군의 노동자를 위한 비자 발급을 한동안 중단시킨 바 있다. 또 경찰 수사에 협력해 사법 당국을 돕는 불법 이민자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보장하는 U비자 프로그램의 승인 기간을 5개월에서 최대 5년으로 늘리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전임 대통령 시절의 정책을 대거 뒤집었다. NYT는 “정책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전 세계 이민 희망자의 미국행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민정책 개편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벌써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일했던 케네스 쿠치넬리 전 국토안보부 차관 대행은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이 평범한 미국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발을 피해 정식 입법보다는 대통령 각서, 긴급 규정을 활용해 이민정책을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민정책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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