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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폭행 피해자' 택시기사 입건…증거인멸 가담 혐의

경찰, 이용구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검찰 송치 검토

'택시기사 폭행' 사건 이후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1일 새벽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이 ‘이용구 폭행 사건’의 피해자였던 택시 기사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진상조사단은 택시 기사 A씨가 이 차관의 폭행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고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 이 차관이 A씨에게 지난해 11월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했고, A씨가 이를 실행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경찰이 증거인멸 혐의로 A씨를 입건한 것은 이 차관이 이를 요구했을 것으로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당사자 조사 등의 내용을 종합해 이 차관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지에 대해 막바지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교사 행위가 발생한 구체적 시점과 내용 등은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툴 여지가 있어 송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또 폭행 사건 처리에 관여한 당시 수사관 등 서초경찰서 관계자 3명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송치할지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

이 차관은 취임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자신을 깨우는 택시 기사 A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들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같은 달 12일 사건을 수사 종결했다.



이후 폭행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되자 경찰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 1월 말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 차관 외에 당시 수사팀과 보고라인 등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7,000여 건과 PC 자료 등을 확보해 사건에 특가법이 아닌 단순 폭행이 적용된 과정을 추적해왔다. 진상조사단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차관은 취임 약 6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사의를 밝혔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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