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화웨이가 기존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탈피한 새로운 훙멍 플랫폼을 내놓았다. 다만 현재도 고립된 중국 내 소비자 외에 해외에서도 이런 플랫폼이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화웨이는 2일 저녁 온라인 제품발표회를 통해 독자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훙멍(鴻蒙·하모니) 2.0 버전’을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훙멍 2.0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워치, 스마트카, 가전제품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목표다.
이날 왕청루 화웨이 소비자 부문 소프트웨어 담당 사장은 화웨이가 이 OS를 연말까지 스마트폰 2억대와 타사의 다른 기기 1억대에 탑재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사장은 “현존 OS에서는 여러 기기를 쉽게 연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서 “훙멍은 이런 기기들을 연걸해 단일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기존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 바탕의 OS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 구글 서비스에서 배척되면서 2019년 독자 스마트폰 OS인 훙멍(1.0)을 도입했다. 훙멍은 현재 스마트폰 이외에 스마트TV와 웨이러블 기기에서도 사용됐다. 다만 훙멍의 완성도가 한참 떨어져 중국 내에서도 화웨이 스마트폰의 매출은 하향 곡선이다. 해외에서는 이런 하락세가 더 크다.
화웨이가 이날 내놓은 훙멍 2.0은 기존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화웨이는 단순한 스마트폰 OS에서 탈피해 각종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화웨이가 기존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서 나아가 소프트웨어 회사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화웨이의 OS 신상품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앞날은 밝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화웨이의 공급망을 끊으려는 미국의 압박이 한층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고육책인 훙멍 OS도 중국 외 소비자들에게까지 다가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OS 생태계에서 떨어져 나온 ‘갈라파고스 화웨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조차도 이날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성공은 항상 하드웨어에 의존하는데 현재 화웨이는 자신의 소프트웨어 야망을 실현할 충분한 하드웨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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