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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찍는 가족여행이 지겹다면…[책꽂이]

■건축가 엄마와 한 번쯤 인문학 여행

최경숙 지음, 라의눈 펴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식상하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이 한 문장의 무게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같은 건물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돌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역사의 증거물일 수 있다. 신간 ‘건축가 엄마와 한 번쯤 인문학 여행’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건축가인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패턴이 지겨워진 사람들을 위해 써 내려간 책이다.

역사적 배경을 모르면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도시와 건물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들려준다. 책은 선운사 동백과 전봉준을, 통영의 푸른 물결과 윤이상을 연결한다. 현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강경과 논산 일대의 미곡 창고가 일제 수탈의 역사 임을 알려준다. 고창의 고인돌과 인제 대암산 용늪, 무주 산골영화제와 반딧불이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여주 고달사지 등 남한강변에서 고려 역사의 흔적을 확인하고,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찾아가는 길도 재미있다. 1만9,8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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