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공군 여성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가해자 범행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정한 처리를 강력 지시한 가운데 부사관의 유족 측이 다른 상관에 의한 또 다른 성추행 피해가 있다면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냈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뒤늦게나마 구속됐지만 앞으로 밝혀야할 것들이 많다"며 "핵심적인 부분은 2차 가해자가 누가 있는지 밝히기 위해 일단은 저희가 3명을 추가로 고소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유족 측이 추가로 고소한 3명 중 1명은 1년쯤 전 다른 회식자리에서 이 모 중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또 다른 부사관으로 유족 측은 다른 부대 소속인 해당 부사관이 20전투비행단에 파견을 왔을 때 성추행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나머지 2명은 지난 3월 이 중사가 차량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했을 때 최초 보고를 받은 상사와 준위로, 각각 직무유기 및 강요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유족 측은 '2차 가해'에 연루된 상사가 과거 이 중사를 직접 성추행하기도 했다면서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도 함께 적용해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은폐의 중심에 서있는 부사관 중 한 명이 피해자를 직접 강제추행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유가족의 입장은 고인이 죽어서도 군인이라는 생각이시고 군을 사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 이런 사건이 반복된다면 그때마다 민간이 들어올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며 "군 스스로 이 사건을 해결해주기를 믿고 바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당장은 군검찰단 믿고 수사 투명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유족과 변호인단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도 했다.
유족 측은 향후 수사 경과를 지켜본 뒤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던 국선변호인을 비롯해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고소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 관련, 수사기관의 엄정한 처리를 지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부사관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굉장히 가슴 아파하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일 공군과 유족 측에 따르면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이 모 중사는 올 3월 선임 부사관 장 모 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이 모 중사가 피해 사실을 밝혔지만 오히려 조직적 회유를 받는 등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모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근무지를 옮겼지만 지난 달 22일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전날 오후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장 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중사는 현재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 장 중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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