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모델에게 돈을 주고 입막음을 시도한 잡지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을 물게 됐다.
3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잡지사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판정에 따라 18만 7,500달러(약 2억 1,000만 원)를 내기로 했다. FEC는 이 잡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15만 달러(약 1억 6,000만 원)를 주고 입막음을 했다고 판단했다.
잡지사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결정은 FEC가 지난 1일 미 시민단체 코먼코즈에 보낸 답변서에서 밝혀졌다. 앞서 코먼코즈는 이 입막음이 당시 대선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하며 인콰이어러 모회사인 AMI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AMI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2016년 대선에서 그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답변서에서 FEC는 AMI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볼만한 근거를 확보했으며, 다만 트럼프 측이 위반했다고 보는 데는 충분한 찬성표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답변서에는 AMI가 FEC가 매긴 벌금에 동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AMI는 '선거법 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고의로 저질렀다'는 취지의 FEC 판정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EC 공표는 30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정에 대해 FEC와 AMI,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별도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코먼코즈는 벌금 부과가 “민주주의를 위한 승리”라면서도 “FE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반을 잡아내지 못한 것은 FEC의 결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한편, 맥두걸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 출신이다. 맥두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아들 배런을 출산한 직후인 지난 2006년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행하던 미 NBC 방송의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에서 그를 처음 만나 약 10개월간 불륜 관계를 유지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해왔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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