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들의 '윤석열 모시기' 경쟁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정국 등판'이 가까워지면서 후보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영입 비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비단 주머니 세 개' 전략을 내놓았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건넸다는 비단 주머니 속 계책에 빗대어,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여권의 공격을 뚫고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예정된 시기에 대선경선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이른바 '버스 정시출발론'도 제시했다. 공정한 경선 관리를 내세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나경원 후보는 정반대 논리를 꺼내놓았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정시출발론에 화답했다'는 이 후보의 주장을 "예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면서 대선경선룰 확정을 9월 추석연휴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는 의미다. 나 후보는 4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한다는 방향성은 정해졌다 하더라도, 직진 코스일지, 우회해서 돌아올지는 남아 있다"며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검사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구원'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한다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당 차원에서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직무에 따라 기소하고 유죄를 받아낸 것은 검찰의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한 것과 (정치인으로서) 사면에 대한 의견이 모순이나 충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과의 개인적인 친분도 강조하고 있다. 주 후보 측 관계자는 "주 후보와 윤 전 총장이 과거 대구에서 판사와 검사로 오랜 소통한 경험이 있다"며 "당권주자들 가운데 주 후보가 윤 전 총장의 의중을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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