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실질적 손실보상제 마련 등 시급한 추진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시 경제의 온기가 민생 경제 곳곳에 흘러갈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정부도 2차 추경 편성에 장단을 맞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는 올해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기울여나갈 것이며 그 뒷받침의 일환으로 2차 추경 편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차 추경을 통한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당정 간에 차이가 있다. 민주당의 입장은 모든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이다. 반면 정부의 입장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 등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취약 및 피해 계층 지원 대책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선별 지원에 무게를 실었다. 그동안 당정 간 견해 차가 있을 때마다 홍 부총리가 소신을 꺾어 ‘홍두사미’라는 별명을 얻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여당의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재정 당국의 고삐를 확 틀어쥐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 재원에 대해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추가 세수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지만 말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1분기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19조 원 더 걷힌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의 구상대로라면 이번 추경에 30조 원가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2차 추경을 통해 과도하게 돈이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가뜩이나 국내외에서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원자재·식량 가격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7%나 올라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코로나19로 갇혀 있던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 인플레이션 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당정은 무책임한 과잉 돈 풀기를 멈추고 인플레이션 대책을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 한국은행도 선제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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