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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부사관' 빈소 찾은 안철수 "가해자·은폐자 모두 발본색원, 일벌백계를"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B중사의 주검 앞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공군의 엉터리 수사와 부실 대응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민관합동수사부를 설치해서 (이번 사건의) 가해자, 2차 가해자, 은폐 가담자를 모두 발본색원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4일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한 뒤 기자들을 만나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유가족께서 '이 시각에도 고통을 겪고 있는 여군들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저도 딸을 가진 부모다. 자식 잃은 슬픔을 정말 헤아릴 수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이 중사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진상 규명을 하기 위해서는 수사를 군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민관합동수사부 설치를 제안하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제도를 정비하고 성폭력 관련 기구를 만들어 대응과 피해자 보고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 관련, 수사기관의 엄정한 처리를 지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부사관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굉장히 가슴 아파하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일 공군과 유족 측에 따르면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이 모 중사는 올 3월 선임 부사관 장 모 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이 모 중사가 피해 사실을 밝혔지만 오히려 조직적 회유를 받는 등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모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근무지를 옮겼지만 지난 달 22일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전날 오후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장 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중사는 현재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 장 중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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