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줍기 위해 리어카를 끌다가 외제차를 긇어 유죄를 선고받은 노인의 벌금을 현직 국회의원이 대신 내준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7월15일 오후 1시40분쯤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던 A씨(67)는 보도에 주차된 아우디 승용차를 긁어 수리비 약 100만원이 들도록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애를 앓는 A씨의 하루 수입은 1,000원 단위에 불과했고, 당시 아우디 승용차는 보도에 주차되어 있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장애가 있고 폐지를 수거해 생활비를 마련할 정도로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했지만, 피해자가 A 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벌금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도 보도에 차량을 주차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무리하게 건물과 주차 차량 사이를 들어간 점 등 불리한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해당 사연이 기사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메일과 전화로 “노인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5일 SBS 취재파일은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노인의 벌금을 대신 내준 사실을 보도했다. 강 의원은 “마음이 아파서 냈다. 리어카에 폐지를 꽉 채우면 3,000원 산처럼 쌓아 올리면 5,000원이라고 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셔서 대신 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구 주민이 아닌데 왜 벌금을 냈냐’는 질문에 강 의원은 “오히려 지역구 주민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그렇게 못 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실 차원에서 A씨의 집에 쌀과 고기 등 식료품과 생필품도 전달했다고 한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