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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운행 마친 이제훈 "법 심판 빠져나간 사람들, 혼내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상상력 더했지만 실제 사건들

곱씹어 볼 만한 스토리에 공감

재발 방지 메시지 전해졌으면

지난주 종영한 SBS ‘모범택시’의 배우 이제훈. /사진 제공=PRJ




“극중 나오는 사건사고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했는데, 작품을 보시는 분들이 한번 곱씹어보며 생각할 만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하며 임했어요. 이야기 속의 일들이 실제 사건임을 인지하고 있다면 더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배우인 저는 이걸 연기예술의 영역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지난 달 29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는 개인의 사적 복수를 대행해준다는 콘셉트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가져왔다. 하지만 그간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사실적 액션, 악역에게 처절히 복수하는 ‘사이다’ 스토리에 마지막회까지 15.3%의 시청률로 적어도 대중적으론 높은 호응을 얻었다.

주인공인 ‘다크 히어로’ 김도기 역할을 했던 배우 이제훈은 최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에 임했던 자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극중 김도기는 여러 피해자들의 의뢰로 다양한 복수를 진행한다. 그 중 이제훈에게 강렬히 와 닿은 사건은 드라마 초반부에 등장한 장애인 착취와 학교폭력. 장애인을 착취하는 이들을 응징하는 장면에선 “진짜 혼내주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고, 학교폭력 에피소드에선 “미성년 상대 이야기라 잔혹해 보일 수 있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전 회차 ‘19금’이 붙을 정도로 수위가 높았지만, 그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였다 본다”고 돌아봤다.

사적 복수는 불법이지만 현재의 법체계에서 제대로 된 처벌이 못하고 있다는 원성이 만만찮은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반영한 듯 강하나 검사(이솜 분)는 김도기의 죄를 눈감아 주고 마지막엔 주인공들과 함께 하게 된다. 이제훈은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법적으로 보호 받지 못한 피해자를 다시 돕고 해결해줄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미 드라마 ‘시그널’, 영화 ‘박열’ ‘아이 캔 스피크’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꾸준히 출연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사람들은 왜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라고도 말했다.



지난주 종영한 SBS ‘모범택시’의 배우 이제훈. /사진 제공=PRJ


‘모범택시’는 극 초반 대역 논란을 겪은 후 중후반 이후부터는 액션 장면, 카체이싱으로도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이제훈은 수십 명과 단신으로 싸우는 모습을 영화 ‘올드보이’를 떠올리게 하는 원테이크로 여러 차례 직접 소화했다. 13회에서 벌어진 사무실 내 액션 장면은 야간투시경을 쓴 김도기의 시선으로 진행하며 1인칭 액션게임을 보는 듯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액션을 제대로 보여줄 작품을 예전부터 기다렸고 준비해 왔다”며 “특히 8회의 원테이크 액션 장면은 고난도 작업이었는데, 촬영팀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카체이싱 장면에 대해서는 “나름의 성취감을 맛봤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영화 ‘사냥의 시간’, ‘도굴’을 잇따라 개봉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드라마 두 편을 동시에 선보이며 바쁘게 달려온 터, 당장 이제훈에게 주어진 차기작은 없다. 다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왓챠의 오리지널 시리즈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중 한 편의 연출과 각본을 맡아 올 12월경 공개할 예정이다. 이제훈 외에도 박정민·최희서·손석구가 각각 한 편씩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다. 이제훈은 “평소 연출에 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기회가 오니 부담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현실사회를 겪는 젊은이들의 생각, 그들이 갈망하고 원하는 것에 대해 직접적 소재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써 봤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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