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법무관 출신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군 이모 중사 사건을 통해 불거진 군 내에서 성범죄 사건 처리 문제에 대해 7일 “(사건) 처리 과정에 있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군 사법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이 “군사법원법 개정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한다”고 언급한데 이어 국방위원회 위원장까지 군 사법체계 개선을 주문하면서 국회 계류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사법체계 개선보다 국회 차원의 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구조적 측면에서 조사 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부대 지휘관 소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건에 따라서 부대의 평가를 받고 부대 지휘관이 인사고과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경미한 사건이라도 반드시 부대 지휘관 영향 아래에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그렇다보니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송치한 이후 가해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더 아쉬운 것은 피해자를 위해 선임된 국선변호인도 피해자를 위해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군사법원법 개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조사·수사 기관을 부대 지휘관으로부터 분리해 상급부대 혹은 각 군 참모총장 직속으로 운용해서 투명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게 해야한다”며 “(이 문제는) 군사법원법 소관 사항이다. 군사법원법을 개정해 제도적 설계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군사법원 개정안이 제출됐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통과되지 않았다. 21대 국회에도 군사법원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것을 진지하게 논의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제가 제출한 개정안은 1심은 군사법원이 담당하고 항소심인 2심부터는 대법원 산하의 일반 법관들이 재판하는 방식”이라며 “그래야 군사법원과 일반법원 사이의 양형이나 처리 기준에 형평성이 맞춰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제도 개선보다 철저한 조사가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내고 “여당이 군 사법체계를 개선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을 내세우지만 이는 성폭력 범죄에 초점 맞춘 것이 아니라 모든 범죄에 해당하므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국방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참여하는 합동청문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 국방부 검찰단과 조사본부가 합동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조사 중”이라며 “재조사 과정을 보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그때 가서 검토할 문제이지 현재로서는 군의 전면적 재조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공군 이모 중사 사건은) 처음부터 재수사 해야하고 즉각 수사하지 않은 군 검찰까지 들여다 봐야한다”며 “문제점을 낱낱히 밝혀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재발 방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ooj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