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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 가격 4% 인상…5월 CPI 5%까지 오를 수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임금인상에 음식가격을 4%가량 올린 치폴레. 이같은 음식가격 상승은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치폴레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10일 나올 5월 CPI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텐데요.

월가의 관심도 큽니다. 지난달에 전망치가 크게 틀렸던 만큼 이번에는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지만 숫자를 직접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4.7% 상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잇따르는 가격인상 움직임과 국채금리, 고용시장에 대한 분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치폴레, 임금인상에 메뉴가격 인상…높은 저축률에 소비자 여유 있어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치폴레가 전날 음식 가격을 전체적으로 4%가량 올린다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임금상승 탓입니다.

올해 2만명을 신규 채용할 에정인 치폴레는 이달 말까지 직원들의 임금을 시간당 평균 15달러로 올려주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습니다. 비용이 늘어나다보니 가격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일부 전가하는 것이죠. ‘3분 월스트리트’에서 맥도날드의 임금인상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결국 음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하나씩 현실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런스는 “문제는 다른 식당들도 가격을 올릴지 여부인데 그들도 그렇게 할 것 같다”며 “저축률은 높으며 그동안 억제됐던 수요가 식당에 호재”라고 전했는데요.

맥도날드 매장. 아직 미국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 이는 도미노 가격인상을 부채질할 것이다. /AP연합뉴스


월가에서는 가계가 들고 있는 현금이 많아 당분간은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 가계의 1분기 저축률은 연환산 기준 21%입니다. 수조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인데요. 리전스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소비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좀 더 용인하고 있다”며 “그들은 많은 저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한동안 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미국의 올해 소매 판매가 지난해보다 10.5∼13.5% 증가한 4조4,400억∼4조5,600억달러(약 4,944조∼5,0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런 상승폭은 1984년 이후 최고입니다.

소비자들이 예민하지 않고 수요가 많다면 기업들은 너도나도 앞다퉈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입니다. 고객들의 용인에 가격인상 바람이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죠. 웰스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샘 불라드는 “모든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이런 적은 없었다”고 했는데요.

물론, 가격인상 용인은 어느 정도까지만입니다. 돈은 떨어지게 돼 있는 것이고 전방위적인 가격인상이 한동안 이어진다면 미국 가계도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겁니다. 특히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정치 문제로 확산하게 되겠죠.

“높은 인플레 수분기 갈 수 있다”…CPI 30% 차지하는 주거비용 관건


실제 CPI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는데요. 그랜트 손턴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수치가 높을 것이다. 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3.65% 상승, 199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일 수 있다고 했는데요.

특히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월세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은데요. 잇단 집값 상승에 경제활동 재개가 겹치면서 렌트비가 미국 전역에서 렌트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전년 대비 5~10% 안팎씩 오르고 있는데요. 주거비용은 CPI의 30% 정도를 차지합니다.



로저 부틀 캐피털 이코노믹스 회장 역시 블룸버그TV에 “1970년대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나는 항상 통화정책과 수요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물가하락 시기의 끝지점에 와 있다”며 “세계화와 경쟁을 통한 물가하락을 얘기하지만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는 세계화에도 수년 째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0일 나올 5월 CPI 수치에 월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랙록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러스 코에스테리치는 이날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그것이 몇 개월이 아닌 수분기(several quarters)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당초 시장에서는 6월 정도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높은 인플레이션이 수개월이 아닌 수분기 이어진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받는 압력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마켓워치는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0년 만에 3%를 넘어설 것”이라며 “높은 생활비는 소비자를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물 국채금리는 거꾸로 갑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 달 만에 연 1.5%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한때 1.490%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를 두고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국채수요가 많은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화 약세가 해외투자자들의 국채수요를 늘리고 있다”며 “올 들어 3월까지 일본은 190억 달러어치의 국채를 사들였다”고 전했습니다.

사라진 노동자들은 어디에?…200만 명 코로나19에 조기퇴직


이날 월가의 또 다른 관심 가운데 하나는 고용시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였습니다. 미국의 5월 비농업 일자리는 55만9,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는데요.

반면 기업들의 4월 구인건수는 무려 930만 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일자리가 750만개 정도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구인난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이를 두고 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9월 완전등교가 이뤄지면 여성 인력이 돌아오고 추가 실업급여 같은 혜택이 사라지면서 일자리 증가폭이 늘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건데요.

시장에서 미국의 구인난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CNBC는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경제가 더 성장하고 있을 가능성 △200만명 조기 퇴직 △이민 이슈 △코로나19로 인력 이동 어려움 등인데요.

우선, 생각보다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200만 명이 조기퇴직을 했다고 추정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경제가 재개되도 돌아오지 않겠죠. 수년째 이민을 옥죄면서 노동인력 공급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CNBC의 분석입니다.

지금의 구인난의 원인을 정확히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앞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구인난이 수요공급의 문제임이 확실해질수록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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